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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긴급돌봄 79일 대장정 마무리

기사입력 2020.05.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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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개학 기간 교육공동체 협력으로 임무 완수
    20일 등교 전교생 60명 이하 초등학교 일상돌봄 전환


    순천 대석초 긴급돌봄교실 사진.jpg


    5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20일 고3과 전교생 60명 이하 초·중학교의 등교가 이뤄지자 문을 닫는 교실이 있다. 초등학교의 긴급 돌봄교실이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가정의 돌봄 책임을 분담하고 아이들의 건강과 학습권을 지켜주기 위해 구축한 긴급 돌봄교실이 79일 간 이어온 대장정을 마치는 것이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에 따르면, 전남 도내 410여 초등학교에서 운영돼온 긴급 돌봄교실이 20일과 27일(수) 잇따라 그 임무를 마치고 일상의 돌봄교실로 전환된다. 전교생 60명 이하 초등학교 220여 곳이 20일 등교수업 시작과 함께 일상 돌봄으로 바뀌었다. 나머지 전교생 60명 넘는 190여 초등학교의 긴급 돌봄교실도 등교수업이 적용되는 학년부터 순차적으로 학기중 돌봄으로 돌아간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확산 차단을 위해 각급학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도내 410여 초등학교에 3월 2일부터 긴급 돌봄교실을 운영해왔다. 원래 돌봄교육은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등의 초등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운영된다. 하지만, 이번 긴급돌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특수상황을 맞아 아이들을 혼자 둘 수 없는 가정을 위해 전학년을 대상으로 교육부 지침에 의해 운영했다, 1차 개학 연기 당시 긴급돌봄에 참여한 전남 초등학생은 1,532명이었으나, 개학연기가 계속되면서 4월 27일 기준 전체 초등학생의 14%인 1만 3,084명까지 그 수가 크게 늘었다.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안전 담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상황에서 교실 당 학생인원을 10명 내외로 제한함으로써 학교 당 2개가 넘는 944실의 긴급돌봄 교실이 발생했다.

     

    학교들은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연장했으며, 도교육청은 1인당 매일 8,400원의 중·간식비를 지원했다. 긴급돌봄 신청자 증가는 초등학교의 돌봄전담사와 교사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돌봄 연장운영으로 오전과 오후 두 명의 교사가 필요해 추가 인력 수요가 발생했다. 이에 전담강사 외 초등학교 교원의 협력이 요청됐고, 긴급 재난상황에서 교원들은 기꺼이 돌봄교사로 나섰다.

     

    ▲헌신과 책임으로 긴급돌봄 학생을 품다

    두 달 이상이나 계속된 긴급돌봄 기간 동안 초등학교의 돌봄전담사와 교직원을 포함한 교육공동체는 서로 협력하는 새로운 학교문화를 보여줬다. 학교 방역소독, 학생과 교직원의 발열체크, 학생지도, 중식 및 간식제공 등의 수많은 일들을 헌신적으로 해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돌본다는 책임의식, 공동체 정신이 빛을 발했다.

    여수 죽림초 김미애 교감은 “50명이 넘는 학생의 도시락을 위생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선생님, 돌봄점담사, 급식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안전이 담보되는 돌봄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돌봄업무를 처음 해본 남평초(나주) 서준희 교사는 “돌봄업무 처리와 돌봄교사 부재 시 대체교사 배정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마을과 지자체 직영의 다양한 돌봄교실이 확대돼 교사가 교육과정에만 전념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는 희망을 피력했다.

    담양남초 김선화 돌봄전담사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간격유지, 교실에서 마스크를 종일 착용하는 생활, 도시락만으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선생님의 헌신적인 참여와 교장, 교감선생님의 리더십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개학으로 돌봄과 원격수업 동시 운영

    등교수업이 계속 미뤄지고 4월 20일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면서 긴급돌봄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중요한 고민은 교사들이 긴급돌봄 업무에서 벗어나 원격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교사의 긴급돌봄 업무를 덜어주고 돌봄전담사는 오후 돌봄만 전담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도교육청은 ‘원격학습도우미’와 ‘돌봄교실 봉사자’를 자원봉사자로 위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원격학습도우미와 돌봄교실 봉사자는 코로나19로 고용단절을 격고 있는 방과후학교 강사를 우선 위촉하도록 했다. 전남 초등학교에서는 5월 14일 기준 1,437실의 원격학습 지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긴급돌봄 학생의 관리, 학습과제 도움, 싸이트 접속 등의 업무를 지원했으며, 오후에는 돌봄교실 봉사자를 위촉해 긴급돌봄을 이어갔다.

    그러나, 긴급돌봄 신청이 급증한 대도시 학교와 원격학습도우미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많았던 섬 학교, 전교생 대부분이 돌봄교실에 참여한 작은 학교는 이런 일이 쉽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는 교사들이었다. 교사들은 원격수업과 긴급돌봄을 동시에 담당하며 사회적 책임을 완수했다.

     

    ▲긴급돌봄 대장정 마무리, 그리고 남은 과제

    코로나19 대응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마침내 5월 20일부터 단계적, 순차계적으로 등교수업이 시작됐다. 전남에서는 20일(수) 고3과 함께 전교생 60명 이하 소규모학교도 등교수업에 나섰다. 교육부는 이날 고3만을 등교 대상으로 삼았으나 전남교육청의 판단에 따라 작은학교까지 우선 등교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긴급돌봄이 급증해 사실상 등교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도 고려한 결정이었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시작한 긴급돌봄 대장정은 마무리되지만 이번 경험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또한, 시간제 돌봄인력과 학교의 대응으로만 책임질 수 없는 돌봄공백에 대해서는 국가와 지역의 책임도 확대돼야 함을 웅변해주고 있다.

     

    김선치 도교육청 체육건강예술과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은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큰 만큼 돌봄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에서는 돌봄체제 다양화를 추진하고, 돌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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